비행 중인 여객기에서 비상문을 강제로 열겠다며 소동을 부린 10대 승객이 마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국제공항경찰단은 항공보안법 위반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혐의로 A(19)군을 구속했다.
백규재 인천지법 판사는 이날 오후 A군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소년이지만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라고 밝혔다.
애초 여객기에서 소란을 부린 혐의만 알려졌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마약 투약 혐의가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은 "여객기에 구명조끼가 몇 개 있었냐"거나 "비상문을 열면 승무원들이 다 해고되는 거냐"고 수사관에게 묻는 등 횡설수설하는 A군을 상대로 마약 간이시약 검사를 했고 양성 반응이 나왔다.
범행 동기를 밝히지 않은 그는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했다가 진술을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군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전에도 "비상문을 왜 열려고 했냐"거나 "위험한 줄 몰랐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한민국 권력층에게서 공격받는 느낌이었다"며 엉뚱한 대답을 하기도 했다.
경찰은 마약 종류와 투약 횟수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A군 동의를 받아 소변 검사를 했고 미세하게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일단 구속영장에 향정 혐의를 추가했으며 국과수의 정밀검사 결과를 추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군은 전날 오전 5시 30분께 필리핀 세부 공항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여객기에서 비상문을 열려고 시도하는 등 소란을 부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륙 후 1시간가량 지나자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등 이상 행동을 하며 답답함을 호소했고, 여러 차례 비상문을 열려다가 승무원과 다른 승객들에게 제압됐다.
당시 승객 183명이 탄 여객기가 높은 고도에서 비행 중이어서 비상문이 열리지는 않았다. 보통 3km 이상 상공에서는 여객기 내·외부의 기압 차이로 비상문을 강제로 열 수 없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A군은 혼자 세부에서 한 달가량 머물다가 귀국하던 중 범행했으며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구대통령' 허재(58) 고양 데이원 대표는 이제 KBL 농구장에서 볼 수 없게 됐다.
KBL에 따르면 허 대표는 향후 리그 소속 구단의 대표나 임원, 코칭스태프 등 구성원으로 등록할 수 없다.
KBL은 지난 16일 임시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데이원 구단이 운영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제명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허 대표에 대한 향후 구성원 등록 요청이 있을 경우, 불허하기로 정했다. 제명 사태에 대해 구단주로서 책임을 물은 것이다.
지난해 고양 오리온을 인수한 데이원스포츠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을 모기업으로 하는 데이원자산운용이 스포츠단 운영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박노하 재무총괄대표와 허재 운영총괄대표의 공동대표 체제로 출범했다.
그러나 불안한 재정 상태와 부실한 창단 준비로 농구계를 갸우뚱하게 했다. 제출 서류가 부실해 1차 회원사 가입 심사에서 보류 판정을 받았다. 이후 허 대표는 KBL 이사회를 상대로 설득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2차 심사에서 데이원은 1차에 제출하지 못했던 모기업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지급보증 서류를 추가로 냈다.
우여곡절 끝에 승인이 이뤄졌으나 데이원을 바라보는 현장의 시선은 여전히 불안했다. 지난해 7월 창단 기자회견에서도 명확한 답은 없었다.
허 대표는 '구단 운영에 문제가 없는지', '재정 상황이 안정적인지' 등을 묻는 질문에 "우려와 달리 재정 상태는 걱정할 필요 없다. 무슨 일을 시작하는데 곳간을 다 보여주는 곳이 어디 있느냐. 홍보를 위한 자리다. 자칫 청문회 분위기가 될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박 대표는 4년 청사진을 제시하며 "계획이 모두 잡혔다"라고 장담했다.
호언장담과 달리 데이원은 회원사 1차 가입금 5억원을 내지 못해 10월 개막 직전까지 리그를 위기로 몰아넣었고, 개막 이후에는 잔여 10억 원 때문에 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을 걱정했다.
코칭스태프, 선수, 직원 임금, 협력업체 대금은 모두 밀렸다. 네이밍스폰서로 합류했던 캐롯은 의도치 않게 부정적 이미지가 생기자 시즌 도중에 계약을 해지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새로운 인수 주체를 찾아 포항시, 부산시와 접촉했지만 결과물이 없었다.
최종적으로 KBL이 정한 지난 15일까지 임금, 대금 등을 처리하지 못하며 데이원은 제명됐다. 제명이 결정된 날 허 대표와 박 대표 모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경호 단장만 참석했다.
허 대표는 제명이 결정된 뒤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마음이 무겁다. 다른 부분을 떠나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며 "내가 급여를 주는 입장은 아니었지만 선수들이 더 잘될 수 있도록 도왔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 부분에 대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라고 밝혔다.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불세출의 스타로 승승장구했지만 이번에는 씁쓸하게 퇴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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