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 피의자 최윤종(30)을 재판에 넘겼다. 최윤종은 4개월 전부터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으며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모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봉준 여성아동범죄조사2부장)은 이날 최윤종을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윤종은 지난 8월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생태공원과 연결된 목골산 등산로에서 A 씨를 성폭행하려 철제 너클을 낀 주먹으로 무차별 폭행하고 최소 3분 이상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다 이틀 뒤 끝내 숨을 거뒀다.
최윤종은 최근 발생한 살인 관련 기사를 다수 읽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 5월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해 의식을 잃게 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보도를 보고 피해자를 기절시킨 뒤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곳에서 범행하기로 계획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윤종은 범행 4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했다. 범행도구로 사용하기 위해 올해 4월 인터넷 쇼핑몰에서 너클을 사고, 장기간 CCTV가 없는 장소를 알아본 뒤 여러 곳을 범행 장소 후보지로 정해둔 것으로 조사됐다. 최윤종은 범행 장소가 포함된 등산로를 수십 회 답사했으며 범행 전 6일간 2회 찾아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무직으로 게임커뮤니티에 짧은 게시글을 쓰는 것 외에는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하는 등 사회성이 결여된 최윤종이 성폭행 관련 기사를 보고 성적 욕구를 해소하려 범행에 나섰다고 판단했다. 최윤종의 휴대전화에서는 범행 이틀 전부터 ‘용기 있는 자가 미녀를 차지한다’, ‘인간은 기회를 잡아야 해’라는 등 범행을 다짐하는 메모도 발견됐다.
한편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인 최원종(22)이 범행 전 ‘신림역’, ‘흉기’ 등을 검색한 것에 이어 최윤종이 이상동기범죄 보도를 보고 범행 계획을 짠 것이 알려지면서 모방 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23)이 범행 실행에 앞서 수일 전에도 10대와 20대 남녀를 꾀어내 살해하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정씨에 대한 여죄를 조사한 결과 살인 대상을 물색하고 실행에 옮기려 한 사실이 드러나 살인예비 혐의 2건을 추가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온라인 중고거래 앱을 통해 알게 된 A 씨(20대·여)를 부산 북구의 한 산책로로 유인해 살해하려 했으나 주변에 사람들이 지나다닌다는 등의 이유로 실행하지 못했다.
또 같은 중고거래 앱을 통해 알게 된 B군(10대)을 살해하기 위해 채팅으로 유인했으나 부자연스러운 채팅 내용을 의심한 B군이 약속 장소에 나가지 않으면서 예비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정씨의 인터넷 게시글, 채팅 기록 등에 대해 압수수색영장 발부받아 피해자 A 씨와 B군을 찾아냈다.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과외 앱으로 알게 된 20대 여성을 찾아가 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지난 6월 2일 구속 송치됐다. 이어 최근까지 두 차례의 공판준비기일 절차를 마쳤다.
이 과정에서 A씨를 살해한 공소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계획적인 범행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정 씨의 첫 공판은 오는 18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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