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담장에 스프레이 낙서를 하게 한 혐의로 구속된 강 모 씨(30)가 경찰 조사 중 도주했다가 다시 붙잡혔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오후 1시 50분쯤 종로구 옥인동에 있는 서울경찰청 자하문로 별관 1층 사이버수사대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다가 쉬는 시간을 틈타 도주했다.
강 씨는 담배를 피우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수사관 2명의 감시하에 담배를 피웠다.
강 씨는 당시 수갑을 차지 않고 있었고, 흡연을 끝내자마자 돌연 울타리를 뛰어넘어 달아났다.
비상이 걸린 경찰은 가용 인원을 총동원해 인근을 수색했고, 인근 교회 건물 2층 옷장에 숨어있던 강 씨를 발견해 검거했다. 도주 1시간50분 만이었다.
종로구 창성동의 이 교회는 강 씨가 조사받던 청사 별관과 직선거리로 약 300m 떨어져 있다.
앞서 강씨는 사건 발생 이후 도주했다가 5개월 만인 지난 22일 전남 지역에서 체포됐다.
불법 영상 공유사이트를 운영하며 일명 '이팀장'으로 불리던 강 씨는 임모 군(18)과 김 모 양(17)에게 '낙서하면 300만 원을 주겠다'며 국가지정문화재인 경복궁 담장을 훼손하게 한 혐의로 지난 25일 구속됐다.
강 씨 지시를 받은 임군 등은 지난해 12월 경복궁 영추문,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서울경찰청 동문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영화 공짜'라는 문구와 함께 영상 공유사이트 주소를 적었다.
낙서 길이는 약 30m에 달했다.
강 씨는 음란물 유포 사이트도 운영하며 아동 성 착취물을 게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도주 과정 전반을 면밀히 조사한 뒤 관계자 징계 등 필요한 후속 조치를 할 방침이다.
육군 12사단에서 완전군장 구보 등 ‘군기 훈련(얼차려)’을 받다가 쓰러진 뒤 이틀 만에 숨진 훈련병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경찰이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인제 12사단 부대 훈련병 사망 사건을 육군으로부터 넘겨받았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군기 훈련을 지시한 여성 중대장(대위)과 훈련 당시 현장에 있었던 또 다른 간부(중위) 등 2명을 조사할 방침이다. 군 수사당국은 이들 2명에게 훈련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중대한 과실(업무상 과실치사·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이 있다고 보고 경찰로 사건을 이첩했다.
이날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군기훈련 중 숨진 훈련병의 빈소가 마련된 전남 나주의 한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박 참모총장은 1시간 20여분 동안 고인을 애도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박 참모총장은 '인권센터에서 가혹행위로 규정한 것에 동의하는지' 등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고 육군버스에 올라 상경했다.
앞서 훈련병 A 씨는 지난 23일 오후 5시20분쯤 인제의 한 군부대에서 다른 훈련병 5명과 함께 군기 훈련을 받던 중 쓰러졌다. 속초의료원에 이송된 A 씨는 40도가 넘는 고온에 이상 호흡 증세에 신부전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속초의료원은 신장투석기가 없어 A 씨의 치료가 불가능했다. A 씨는 상급종합병원인 강릉아산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틀 만에 숨졌다.
속초의료원 관계자는 “신장투석기가 없는 것은 맞지만, 당시 의료진이 신장투석이 필요했는지 확인해 봐야 할 사안”이라면서 “현재 응급의학과 교수들이 초기 대응과 긴급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만약 상황이 악화되면 강릉아산병원 등으로 이송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특히 A 씨는 무리한 운동 등의 이유로 근육이 손상되는 '횡문근융해증' 의심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인이 횡문근융해증으로 확인될 경우 무리한 군기 훈련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망 훈련병은 완전군장 상태에서 구보와 팔굽혀펴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기 훈련 중 체력단련에는 '완전군장 상태에서 보행', '앉았다 일어서기', '팔굽혀펴기' 등이 있으나 완전군장 상태에서 구보와 팔굽혀펴기는 규정에 없다.
경찰 관계자는 “군 당국에서 넘겨받은 사건기록 등을 검토한 뒤 사건과 관련된 중대장 2명과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며 “사건기록과 CCTV 녹화영상, 부검 결과와 현장 감식 등을 토대로 전반적으로 수사를 벌여 명확한 혐의를 밝혀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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