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강원도 강릉에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손자를 잃은 할머니가 수사기관의 재수사에서도 ‘죄가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
강릉경찰서는 최근 춘천지검 강릉지청의 ‘송치요구 불요’ 결정에 따라 사건 관련 서류를 검찰로부터 넘겨받았다.
송치요구 불요는 불송치 결정을 했던 경찰이 검찰의 요청에 따라 사건을 재수사했음에도 ‘혐의가 없다’는 결과를 검찰에 보낼 경우, 검찰 역시 기소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해 사건을 종결짓는 것이다.
할머니 A 씨(71)는 사건 발생 1년 10개월 만에 혐의를 완전히 벗게 됐다.
A 씨는 2022년 12월 6일 강릉시 홍제동에서 도현 군을 태우고 티볼리 승용차를 몰던 중 급발진 의심 사고로 인해 당시 12세였던 이도현 군을 잃었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형사입건됐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지역사회는 물론 전국에서 A씨에 대한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가 빗발쳤다.
경찰은 ‘기계적 결함은 없고, 페달 오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2023년 10월 A 씨의 혐의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 사안이라고 판단해 불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급발진 의심 사고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도현이 가족 측과 KG모빌리티 간 손해배상 소송에서 제출된 자료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사건을 다시 살핀 경찰은 9개월간의 재수사 끝에 앞선 수사와 마찬가지로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급발진 의심 사고 형사사건에서 경찰이 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불송치 결정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도현이 가족은 현재 KG모빌리티를 상대로 7억6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재판부는 오는 12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증인신문을 한 뒤 내년 2월쯤 1심 판결을 선고할 방침이다.
도현이 부친 이상훈씨는 30일 “어머니가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벗고, 편하게 사셨으면 한다. 제조사와의 민사소송을 통해 이 사건의 진실 규명을 위해 끝까지 싸우고, 도현이법(제조물 책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반드시 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의 주범 박모(40)씨가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공범 강모(31)씨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을 엄중히 처벌함으로써 익명성에 숨어 법과 도덕을 중대하게 무시한 결과가 어떤 것인지를 인식시키고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 사법부의 책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박준석)는 30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 영상물 편집·반포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씨에게 징역 10년을, 성폭력처벌법 위반(허위영상물 편집) 등 혐의를 받는 영상 제작자 강 씨에게 징역 4년을 각각 선고했다. 아울러 두 사람에게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5년간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5년간 아동 청소년,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각각 명령했다.
서울대 출신인 박씨는 2021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대학 동문 등 여성의 사진을 ‘딥페이크’ 기술로 음란물과 합성한 동영상을 소지하고 배포한 혐의를 받았다. 박 씨가 단체 채팅방 20여 개에 제작·유포한 음란물은 2000여 개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서울대 동문 12명 등 61명이 피해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국내 최고 지성이 모인 대학교에서 동문을 상대로 ‘지인 능욕’ 디지털 성범죄를 저질렀다”며 “피고인들은 마치 사냥감을 선택하듯 피해자를 선정하고 일상 사진을 이용해 장기간에 걸쳐 피해자들을 성적으로 모욕하고 조롱하며 인격을 말살시켜 비난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이어 재판부는 “박씨는 수십 개의 텔레그램 그룹방 채널을 직접 개설해 주도적으로 범행했다”며 “그 내용 자체로 혐오감이 들뿐 아니라 그 성착취물을 두고 나눈 대화도 경악스러울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 씨는 범행을 중단하고 반성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고, 심지어 피해자들에게 직접 허위 영상물을 전송하며 음란한 말로 조롱했다”라고 했다.
한편 이날 실형을 선고받은 두 사람과 함께 딥페이크 음란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다른 공범 박모(28)씨는 지난 8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또 다른 공범인 서울대 졸업생 한모(불구속)씨도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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