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에 있는 일차전지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 22명의 공장근로자가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중상자 2명 중 1명도 위독한 것으로 알려져 인명피해 규모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오전 10시 31분 화성시 서신면의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11개 동 가운데 3층짜리 공장 2층에서 발생했다. 이 공장은 유해화학물질인 리튬을 다루는 곳으로, 거센 바람을 타고 불길이 번지면서 소방당국이 진압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면적 2300여㎡ 규모의 제3동 공장에는 가로 30㎝·세로 45㎝의 리튬 배터리 완제품 3만 5000여 개가 보관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오전 10시54분쯤 대응 2단계(3∼7개 소방서에서 31∼5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를 발령하고 소방관 등 인원 145명과 펌프차 등 장비 50대를 동원해 오후 3시 10분쯤 큰 불길을 잡았다. 당국은 화재가 발생한 지 1시간여 만에 공장에서 일하던 60대 남성 1명을 심정지 상태로 구조했고 중상자 2명, 경상자 5명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소방대원들은 큰 불길이 잡힌 직후 건물 내부로 진입해 수색작전을 시작했고 곳곳에서 시신을 수습했다.
경기 화성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기준 사망자는 22명, 실종자는 1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실종자 중 20명은 중국인(18명), 라오스(1명) 등 외국인 근로자였다. 이들은 화재 당시 3동 2층 중앙 작업대에서 제품 선별과 포장작업을 하던 것으로 파악됐다. 3동에 있던 직원 67명 중 1층에 있던 근로자 15명은 모두 대피했으나, 2층 근로자 52명 가운데 상당수가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건물 2층에는 2개의 출구와 작은 창문들이 있었으나 사망자들은 배터리 연쇄폭발에 따른 충격과 정전 등으로 출구를 찾지 못하고 방 곳곳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습된 시신들은 훼손 상태가 심해 추후 DNA 검사를 거쳐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다. 특히 리튬 배터리의 특성상 물을 부으면 폭발성이 커진다는 이유로 2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 중 다수를 차지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2개 출입구 중 1개 출입구의 존재를 몰랐을 가능성도 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 출입구는 별도의 사무실 공간에 위치하고 평상시 적재물로 가려져 있어 오래 근무한 직원이 아니면 알기 어렵다고 한다.
구독자 138만명을 보유한 개그 유튜브 채널이 ‘군인 조롱’ 영상을 제작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육군 훈련병 사망사고,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고 등 잇따른 군인 사망 사건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다.
유튜브 채널 ‘싱글벙글’은 전날 군 복무를 소재로 마사지 기계를 홍보하는 내용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이미 군을 전역한 남성이 재입대를 하게 되는 악몽을 꾸는데, 입대를 하게 되면 최근 구매한 다리 마사지 기계를 쓰지 못한다는 주변인들의 놀림을 받는 내용이다.
영상을 보면 여성 출연자들이 광고 제품인 마사지 기계를 들고 “(기계가) 온열 효과가 있으면 뭐 하니. 에어펌프가 들어가 있으면 뭐 하니”라며 “군대 가면 쓰질 못하는데”라고 말한다. 이후 징병당하는 남성을 향해 활짝 웃으며 조롱하는 표정을 짓는다.
광고를 우스꽝스럽게 풀어내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이 영상은 곧 ‘군인 조롱’ 논란에 휩싸였다. 다분히 민감한 소재로 여겨지는 징병과 영내 생활의 불편함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이다.
특히 이 영상이 올라온 시기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군 관련 안타까운 인명 사고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영상을 게재하는 게 적절했냐는 것이다. 지난해 7월 해병대 제1사단에서는 실종자 수색 작전을 하던 채모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고, 육군 제12사단에서 가혹한 얼차려를 이기지 못한 훈련병이 입대 열흘 만에 숨졌다.
논란이 지속되자 싱글벙글 측은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이어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특정 성별을 희화화하고 조롱하거나 특정 단체를 옹호 또는 비방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현재 사회적 이슈인 사건이 연상될 수 있는 영상으로 유가족 분들께 상처를 입혔고, 시청자분들께 불쾌감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영상에 출연한 배우 이송경씨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극 중 실제 인물의 대사가 아니라 허용되는 범위라고 생각했다”며 “보시는 분들도 다른 의도로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 판단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정말 슬프고 안타까운 일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던 무지함을 고백하고 반성한다”며 “시기상의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 잘못을 뉘우친다. 군대 비하 의도를 갖지 않았음을 맹세한다. 사회 전반의 상황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라고 공개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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