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성향 이미지 속 3번째 도전 끝에 당권 확보…韓日 관계 긴장 가능성
극우적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일본 집권 자민당의 새 총재로 선출됐다. 이번 승리로 그녀는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보수 색채와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 독도 문제 관련 발언은 한일관계와 동북아 정세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 자민당 첫 여성 총재 탄생
강경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4일 일본 자민당의 제29대 총재로 선출되며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그는 결선 투표에서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을 185대 156으로 누르고 압승했다. 이번 결과에 따라 약 열흘 뒤 열릴 국회 총리 지명 선거를 거쳐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로 공식 취임할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자민당 국회의원 투표(295표)와 당원 투표를 합산해 진행됐다. 다카이치는 1차 투표에서도 183표를 얻어 1위에 오르며 강세를 보였고, 결선에서도 당원 지지세를 등에 업고 승리했다. 특히 의원 표심에서 열세라는 예측을 뒤집고 보수계 의원들의 결집을 이끌어낸 점이 승부처가 됐다.
■ 압승 배경과 아소 다로의 킹메이커 역할
다카이치의 당선에는 자민당 내 보수파와 당원 조직의 강한 지지가 결정적이었다. 당원 투표에서 1위를 기록한 다카이치에게 아소 다로 전 총리의 파벌이 합류하며 흐름이 확정됐다. 아소 전 총리는 선거 전부터 “당원 1위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이 발언은 결선 판도를 바꾸는 역할을 했다.
특히 1차 투표에서 탈락한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을 지지했던 의원들의 상당수가 다카이치에게 표를 던지면서 표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이는 일본 정치에서 파벌 간 합종연횡이 여전히 강하게 작동함을 보여준다.
■ 여성 리더십의 상징성과 과제
다카이치의 총재 당선은 일본 정치사에서 중요한 상징성을 갖는다. 일본은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여성 총리를 배출하지 못한 국가였으나, 이번 선출로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상징일 뿐이며, 경제 침체·물가 상승·인구 감소·저출산·외교 현안 등 복합적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현실이 남아 있다.
IMF와 일본경제산업연구소(RIETI) 분석에 따르면 일본의 여성 노동참여율을 G7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릴 경우 GDP가 4% 성장할 여지가 있으며, 북유럽 수준까지 확대하면 최대 8% 성장 잠재력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카이치 내각이 여성 리더십을 앞세워 보육, 돌봄 인프라, 비정규직 축소 같은 사회적 개혁을 추진할 경우 경제 활성화에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한일관계와 외교적 파장
다카이치는 강경 보수 성향으로 ‘여자 아베’라 불리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보수 색채를 희석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야스쿠니 신사를 정기적으로 참배해 온 정치인으로, 한일관계 악화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한국과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발언했으나, 총리 취임 이후 행보가 달라질 경우 한일관계는 다시 냉각될 수 있다. 야스쿠니 참배 재개나 독도 문제 발언은 한국 내 반발을 촉발할 수 있으며,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등 안보 협력도 흔들릴 수 있다.
■ 경제 위기와 정책 과제
이시바 전 총리가 물가 상승과 사회보장 개혁에 실패한 상황에서 정권을 물려받게 된 다카이치 내각은 단기적이고 구체적인 경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일본 사회는 쌀값 폭등과 생활비 상승으로 불만이 고조돼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지연도 심각하다.
다카이치는 과거 경제안보담당상으로 활동하며 공급망 강화, 기술 안보 정책에 주력했다. 이번 정권에서도 구조개혁과 경제안보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 언론·민주주의에 대한 우려
다카이치는 과거 방송법 4조와 관련해 정부가 언론 보도에 개입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그의 총리 취임 이후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국내외에서 제기된다. 이는 일본 내 민주주의 신뢰 회복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과의 협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 향후 전망
다카이치 사나에의 총재 당선은 일본 정치사에 새로운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여성 총리’라는 상징적 의미가 실제 국정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일관계의 불안 요인, 구조적 경제 위기, 사회 개혁 과제 등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한국 외교 당국은 다카이치 내각 출범을 계기로 원칙 있는 실용외교를 강화하고, 역사 문제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외교적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경제·환경·보건 등 협력 가능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며 새로운 국면을 열어야 한다.
다카이치의 시대는 단순한 정치 교체가 아닌, 일본 사회 전반의 구조적 개혁을 요구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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