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증거 족적 감정 신뢰성 논란… 법원 “DNA 등 보강 증거 부족, 제3자 개입 가능성 배제 어려워”
20년 전 발생한 ‘영월 농민회 간사 피살 사건’에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60대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족적 감정 결과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다른 보강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심을 뒤집었다.


■ 20년 만에 무너진 유죄 판결
2004년 강원 영월 농민회 사무실에서 간사 B씨가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진 사건은 오랫동안 미제로 남아 있었다. 경찰은 2020년 전담수사팀을 꾸려 재수사를 진행했고,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장기간의 보완 수사 끝에 기소했고, 1심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해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원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고, 이에 따라 A씨는 법정에서 곧장 풀려났다.
■ 핵심 쟁점 ‘피 묻은 족적’의 진실
사건의 중심 증거는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피 묻은 족적이었다. 1심 재판부는 족적이 A씨의 샌들과 일치한다고 보고 유죄를 인정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이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5차례 족적 감정 중 3번은 ‘일치’, 2번은 ‘동일성을 인정할 특징점이 없다’는 상반된 결론이 나왔고, 감정인의 분석 기준과 특징점 수가 제각각이었다는 점이 지적됐다.
재판부는 “육안 감정 방식은 과학적 정확성이 떨어지고 오류 가능성이 크다”며 족적 감정만으로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특히 지문이나 DNA 등 확실한 과학적 보강 증거가 없다는 점이 무죄 판단의 핵심 근거로 작용했다.
■ 제3자 개입 가능성 배제 못해
항소심 재판부는 “족적 일치가 인정되더라도 그것이 곧 피고인의 살인 행위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범행 현장에서는 A씨의 샌들과는 다른 형태의 족적도 발견돼, 제3자가 범행에 개입했을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 수사기관의 치정 살인 주장
수사기관은 사건 발생 당시 A씨가 교제 중이던 C씨와의 관계에 주목했다. C씨가 피해자 B씨를 좋아한다고 말한 것이 범행 동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가 C씨의 낙태 수술 비용을 두 차례 지불한 사실,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확보한 성관계 영상, 연애편지 이메일 등을 토대로 치정 살인으로 결론냈다. 국과수는 A씨 샌들과 족적이 99.9% 일치한다고 감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황 증거와 감정 결과는 항소심에서 증명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됐다.
■ 당사자와 유족의 엇갈린 반응
석방된 A씨는 “사필귀정”이라며 “수사기관이 나를 추리소설 속 살인자로 만들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피해자의 동생은 “국과수 감정이 가장 정확한 증거인데도 인정하지 않는다면 국과수 존재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깊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번 판결은 장기 미제 사건 수사의 어려움과 법정에서 과학수사의 신뢰성이 어떻게 평가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며, 향후 미제 사건 수사 방식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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