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곳곳에 난립한 선거 현수막으로 사고와 민원 이어지며 정부도 불법광고물 집중 점검과 관리 강화에 착수한 상황
6·3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전국 도심 곳곳이 선거 현수막으로 뒤덮이고 있다. 정당과 후보자들은 유동 인구가 많은 교차로와 도로변, 골목 입구 등에 대형 현수막을 경쟁적으로 설치하고 있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도시 미관 훼손을 넘어 보행자와 운전자 안전까지 위협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현수막 줄에 어린 학생이 걸려 중상을 입거나 강풍으로 대형 구조물이 붕괴되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현수막 공해’ 문제가 다시 사회적 논란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 역시 반복되는 민원과 안전 문제를 의식해 선거광고물 관리 기준 강화와 전국 단위 불법광고물 점검에 나섰다.


🔹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현수막 공해’ 논란
현수막 문제는 선거철마다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대표적인 시민 민원 가운데 하나다. 주요 도로와 사거리, 골목 입구 등에 정당·후보자 현수막과 투표 참여 권유 현수막 등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도시 미관을 해치고 보행·교통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특히 가로수와 전신주, 안전펜스 주변에 현수막이 무질서하게 걸리거나 여러 개가 한 장소에 집중 설치되면서 보행자와 운전자의 시야를 가린다는 민원이 반복됐다. 운전자들은 교차로에서 시야 확보가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으며, 보행자들 역시 인도 주변에 설치된 줄과 구조물 때문에 이동 자체가 위험해졌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정당과 후보자들이 이른바 ‘목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현수막을 설치하는 관행도 반복된다. 일부 후보자들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부터 일반 정당 홍보 현수막을 미리 설치한 뒤 선거 기간이 시작되면 후보 홍보물로 교체하는 방식의 이른바 ‘명당 알박기’까지 벌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정부, 선거광고물 관리 기준 강화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9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광고물 관리 기준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협의해 ‘선거광고물 관리지침’을 마련했고 지난달 15일 각 지방정부와 정당에 관련 내용을 안내했다.
지침에 따르면 선관위가 승인한 선거후보자 현수막과 정당 현수막은 옥외광고물법상 일부 허가·신고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반면 투표 참여 권유 현수막이나 후원금 모금 고지, 선거 종료 후 답례 현수막, 후원회 사무소 광고물 등은 옥외광고물법 적용 대상에 포함돼 허가·신고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또 당내경선운동 광고물과 예비후보자 광고물, 선거운동기구 및 정당선거사무소 게시 광고물 등은 후보자와 정당의 자율 책임 아래 관리하도록 했다. 다만 현수막 추락이나 파손 등 안전 문제가 발생하거나 시민 민원이 제기될 경우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하고, 시정하지 않으면 지방정부가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강제 정비할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와 지방정부는 이러한 지침을 바탕으로 지난 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전국 불법광고물 일제 점검도 진행하고 있다. 점검 대상은 선거광고물 설치 기준 준수 여부와 정당 현수막 표시 규정 위반 여부 등이다. 규정을 위반한 광고물에 대해서는 우선 자진 철거나 이동 설치를 요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지방정부가 직접 철거 및 정비에 나설 방침이다.
🔹 강풍 붕괴·초등학생 중상… 안전사고 잇따라
실제 현수막 관련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유동 인구가 많은 교차로와 횡단보도 주변에 현수막이 급증하면서 보행자 안전사고 위험도 커지고 있다.
최근 강원 원주의 한 도심에서는 건물 외벽에 설치된 초대형 현수막 구조물이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후보 홍보를 위해 설치된 25m 규모 대형 현수막이 철골 구조물째 휘어지며 무너졌고, 찢어진 현수막과 구조물이 도로 위로 떨어졌다. 다행히 대형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당시 도로를 지나던 차량과 보행자가 자칫 사고에 휘말릴 뻔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크게 지적됐다.
보행자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달 25일 경기 포천시의 한 사거리에서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이 도로 가장자리에 설치된 현수막 고정 끈에 목이 걸려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약 1m 높이에 설치된 얇은 흰색 끈을 발견하지 못한 학생은 크게 넘어졌고, 이 사고로 두개골 골절이라는 중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어린이보호구역 문제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현행법상 어린이보호구역에는 현수막 설치가 금지돼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선거 현수막이 신호등이나 보호구역 표지판 주변까지 설치되면서 어린이 시야를 가린다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키가 작은 어린이들은 현수막 때문에 도로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고, 운전자들 역시 갑자기 튀어나오는 보행자를 늦게 발견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불법 현수막 10만 건 돌파… 단속 한계 지적
불법 현수막 단속 건수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단속된 불법 정당 현수막은 총 10만223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5만5571건과 비교해 약 84% 증가한 수치다.
서울시 역시 지난해 불법 현수막 5810개를 단속했으며, 이 가운데 정당 현수막은 992개로 상업용 현수막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단속 인력만으로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수거 보상원 639명을 투입해 집중 정비를 진행하고 있지만 선거 기간 동안 쏟아지는 현수막 물량을 모두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수막 설치와 철거 과정에서 작업자 안전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2년 이후 현수막 관련 작업 중 발생한 산업재해는 총 350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173건이 추락 사고였다. 최근에도 한 작업자가 낡은 사다리를 이용해 건물 외벽에 현수막을 설치하던 중 발판이 부러지며 약 2.5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 “선거 홍보 필요하지만 시민 안전 우선돼야”
전문가들은 선거 홍보 자체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시민 안전과 공공 질서를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준모 김준모 교수는 “선거 홍보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시민과 어린이 안전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며 “정당 스스로 엄격한 설치 기준을 마련하고 무분별하게 현수막을 내건 후보에 대해서는 유권자 역시 책임 있는 판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매 선거마다 반복되는 현수막 공해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단속만이 아니라 정당과 후보자들의 자율적인 절제와 시민 의식 개선도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26.05.26]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 철거 현장서 3명 사망 (0) | 2026.05.26 |
|---|---|
| [26.05.25] 포천 예비군 사망 논란, 유튜버 “폭염 속 고강도 훈련” 주장 (0) | 2026.05.25 |
| [26.05.23]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격화… 불매운동 전국 확산 (0) | 2026.05.24 |
| [26.05.22] 법무부, 유승준 사례 계기 병역 면탈자 입국 제한 강화 (0) | 2026.05.22 |
| [26.05.21] 김수현·김새론 미성년 교제설 허위 판단, 김세의 구속영장 청구 (0) | 2026.05.22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