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에 착수하며 병역 기피 후 국적 이탈자의 국내 입국 제한 기준을 구체화하는 분위기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유) 사례를 둘러싼 장기 법적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법무부가 병역 의무를 회피한 뒤 국적을 이탈한 사람에 대한 입국 금지 기준을 시행규칙에 명문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기존 출입국관리법상 추상적으로 규정돼 있던 ‘사회질서 저해 우려’ 조항에 병역 면탈자를 구체적으로 포함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예정된 유승준 씨 항소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법무부 “병역 면탈자 입국 제한 근거 명확히 할 것”
차용호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22일 공개 업무회의에서 “스티브 유 사례 등 사회적 물의를 초래한 병역 면탈자의 입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출입국관리법 제11조는 사회질서나 선량한 풍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에 대해 법무부 장관이 입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병역 기피 목적 국적 이탈자를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아 그동안 해석과 재량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돼 왔다.
법무부는 시행규칙에 병역 면탈자를 별도 항목으로 열거하는 방식으로 입국 제한 근거를 보다 구체화할 방침이다. 상위법 개정 없이 시행규칙만 손보는 방식이어서 국회 입법 절차 없이 비교적 신속한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정부가 장관 재량 중심이었던 기존 체계를 보다 명문화해 향후 반복될 수 있는 행정소송에 대비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 정성호 장관 “병역 회피 후 이득 추구는 매국적 행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병역 의무 회피에 대해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하며 정부 기조를 분명히 했다.
정 장관은 “병역 의무는 이행하지 않고 국적을 이탈한 뒤 다시 한국에 와 개인적 이득을 취하려는 것은 사실상 반사회질서적 행위”라며 “그것이야말로 매국적 행위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정 장관의 발언은 단순 행정적 조치 차원을 넘어 정부가 병역 기피 문제를 사회 공동체 신뢰와 직결되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과 온라인상에서도 해당 발언을 두고 찬반 반응이 엇갈렸다. 일부는 “병역 의무는 공동체의 최소한의 책임”이라며 법무부 조치에 공감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행정 규정으로 특정인을 겨냥하는 방식은 과도하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 2002년 시민권 취득 후 24년째 이어진 유승준 논란
유승준 씨는 1997년 데뷔 후 ‘가위’, ‘나나나’ 등 히트곡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당대 대표 남성 솔로 가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02년 군 입대를 앞두고 해외 공연을 이유로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병역 기피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정부는 유승준 씨에 대해 입국 제한 조치를 내렸다.
당시 병역 의무를 앞둔 유명 연예인이 국적을 변경해 군 복무를 피했다는 사실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고, 이후 유승준 씨는 오랜 기간 한국 활동이 사실상 막히게 됐다.
이 사건은 이후 연예인과 공인의 병역 문제를 바라보는 사회적 기준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받는다.
🔹 대법원 두 차례 판단에도 비자 발급은 계속 거부
유승준 씨는 이후 재외동포(F-4) 비자 발급을 신청하며 정부와 장기간 법정 공방을 이어왔다.
대법원은 2020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LA총영사관의 비자 발급 거부 처분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며 유승준 씨 측 손을 들어줬다.
다만 정부는 대법원 판단이 ‘반드시 비자를 발급하라’는 취지는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법무부와 외교당국은 여전히 공공질서와 국민 정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유승준 씨는 세 번째 행정소송까지 제기했고, 지난해 8월 1심에서 승소했다. 현재 항소심은 오는 7월 3일 열릴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시행규칙 개정 움직임이 항소심 재판과 시기적으로 맞물리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 “충분히 제재받았다” vs “공동체 신뢰 훼손” 여론 대립
유승준 씨 입국 문제를 둘러싼 여론은 지금까지도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
일부는 “24년 동안 사실상 입국이 막힌 것은 충분한 사회적 제재”라며 다른 재외동포들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유승준 씨가 이미 한국 국적을 상실한 미국 시민권자라는 점에서, 지나치게 장기간 입국을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기본권 제한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병역 의무를 앞두고 국적을 변경한 행위 자체가 공동체 신뢰를 훼손한 만큼, 이후 한국에서 경제 활동이나 연예 활동을 다시 하는 것은 허용돼선 안 된다는 반론도 강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대한민국 남성 대부분이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현실에서 특혜처럼 비칠 수 있다”는 의견과 “감정적 판단보다 법 원칙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 시행규칙 개정·7월 항소심 맞물리며 파장 주목
법조계는 이번 시행규칙 개정 추진이 향후 유승준 씨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만약 항소심에서도 유승준 씨 측이 승소할 경우 정부는 새로운 시행규칙을 근거로 다시 비자 발급 제한 논리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시행규칙 자체가 특정 사례를 겨냥한 규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될 경우, 재판 과정에서 위헌성·비례성 논란이 새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입국 제한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는 것은 행정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특정 사건을 계기로 급하게 마련된 규정은 기본권 침해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재외동포의 이동 자유와 병역 의무의 공공성 사이 균형을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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