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집단 성폭력 피해 이후 자매 잇단 사망…청문회·특검 촉구 여론 커져
16년 전 집단 성폭력 피해 이후 잇따라 생을 마감한 양소정·양소라 자매 사망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이 게시 일주일 만에 2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며 다시 사회적 관심의 중심에 섰다. 유족은 당시 수사 과정에서의 공권력 부재와 인권 침해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 국회 국민동의 청원, 일주일 만에 2만 명 돌파
3일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게시된 ‘단역배우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한 청문회 및 특검 요청에 관한 청원’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동의자 수 2만 명을 넘어섰다.
청원인 조모씨는 “단역 배우로 활동하던 양소정 씨가 2004년 당시 보조 출연자 반장 등 관계자 12명에게 약 40차례의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음에도 제대로 된 수사를 받지 못했다”며 “강제 고소 취하에 이르게 된 배경에 대해 명확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2004년 집단 성폭력 피해와 반복된 2차 피해
사건은 2004년, 대학원생이자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하던 양소정 씨가 관리 반장 등 업계 관계자 12명으로부터 지속적인 성폭력을 당하면서 시작됐다.
양 씨는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지만, 수사 과정에서도 가해자들의 괴롭힘은 계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에 따르면 양 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가해자들과 대질심문을 해야 했고, 가해자들의 성기 모양을 그림으로 그리라는 요구까지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조사 방식은 피해자에게 심각한 정신적 압박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 고소 취하 후 극단적 선택…자매의 비극
양소정 씨는 고소 제기 약 1년 7개월 만에 고소를 취하했고, 이후 극심한 정신적 고통 끝에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언니에게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소개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동생 양소라 씨 역시 언니의 사망 이후 깊은 우울감에 빠져 결국 언니의 뒤를 따라 세상을 떠났다.
지병을 앓던 자매의 부친도 이후 뇌출혈로 숨지면서, 한때 네 식구였던 가정에는 현재 어머니만 남게 됐다.
🔹 손해배상 소송 패소…판결문에 담긴 ‘공권력 실패’
유족은 가해자 12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5년 법원은 “피해자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면서도 “소멸시효가 지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판결문에는 수사기관의 대응과 관련해 공권력의 실패를 지적하는 취지의 부언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 ‘미투’ 이후 재조명됐지만 실질적 진전 없어
이 사건은 2018년 ‘미투(Me Too)’ 운동 확산과 함께 재조명되며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경찰은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지만, 공소시효 만료 등의 한계로 인해 실질적인 처벌이나 책임 규명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사건은 종결됐다.
🔹 “70대 어머니, 지금도 홀로 싸우고 있다”
청원인은 “네 명이었던 단란한 가정은 어머니 한 분만 남았고, 어머니는 지금까지 가해자들과 당시 수사기관을 상대로 인권 유린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가해자들은 1인 시위를 벌이는 유족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고소를 제기해, 70대 어머니가 현재까지 30여 건의 명예훼손 재판을 감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청문회·특검 요구 확산
청원인은 “양소정 씨가 강제로 고소를 취하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배경과, 피해자가 오히려 가해자로 몰리게 된 경위, 그리고 양소정·양소라 자매가 사망에 이르게 된 전반적 과정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국회 청문회 개최와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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