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액암 투병 끝 74세로 별세, 아역부터 원로까지 한국 영화사 한 획
‘국민 배우’로 불리며 한국 영화계를 대표해온 배우 안성기가 5일 별세했다. 아역 배우로 데뷔해 원로 배우에 이르기까지 69년간 스크린을 지켜온 그는 뛰어난 연기력과 품격 있는 행보로 대중의 존경을 받아왔다.


🔹 혈액암 투병 끝 영면
고(故) 안성기 배우 장례위원회는 5일 오전 9시께 안성기가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향년 74세다. 안성기는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음식물이 목에 걸린 채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고, 이후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안성기는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2020년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이후 재검사 과정에서 암 재발이 확인됐다. 같은 해 10월 입원 사실이 알려지며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고, 2022년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혈액암 투병 사실을 직접 밝혔다.
🔹 “새 영화로 돌아오겠다”던 마지막 약속
안성기는 투병 중에도 작품 복귀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다. 2023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건강이 아주 좋아졌다”며 “새 영화로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같은 해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식에 박중훈, 최민식과 함께 참석해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 아역에서 시작된 영화 인생
안성기는 5살이던 1957년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황혼열차’에 아역 배우로 출연하며 영화계에 입문했다. 영화 제작자였던 부친 안화영 씨와 김기영 감독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
1959년 출연한 ‘10대의 반항’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영화제에서 특별상을 받으며 일찌감치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동성고 진학으로 학업에 전념하기 전까지 10년간 7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 10년 공백 후 성인 배우로 재도약
고교 졸업 후 한국외국어대학교 베트남어과에 진학한 안성기는 ROTC로 군 복무를 마친 뒤 해외 취업을 준비했으나, 베트남 전쟁 여파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는 그가 다시 영화계로 돌아오는 계기가 됐다.
10년 만에 성인 배우로 복귀한 첫 작품은 김기 감독의 ‘병사와 아가씨들’(1977)이었다. 이후 이장호 감독의 ‘바람불어 좋은 날’(1980)을 통해 본격적인 주연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 1980~1990년대 한국 영화의 얼굴
1980년대 안성기는 ‘만다라’(1981), ‘꼬방동네 사람들’(1982), ‘고래사냥’(1984), ‘칠수와 만수’(1988) 등을 통해 한국 영화의 상징적 배우로 떠올랐다.
1990년대에는 ‘남부군’(1990), ‘하얀전쟁’(1992), ‘투캅스’(1993), ‘태백산맥’(1994),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으로 전성기를 누렸다.
🔹 원로 배우로서의 품격
2000년대 이후에도 안성기는 ‘무사’(2001), ‘실미도’(2003), ‘라디오스타’(2006) 등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후 배역 비중은 줄었지만 ‘부러진 화살’(2012), ‘화장’(2015) 등에서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마지막 작품은 김한민 감독의 ‘노량: 죽음의 바다’(2023)로,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을 보좌한 어영담 역을 맡았다.
🔹 한국 영화사의 살아있는 역사
안성기는 69년간 17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의 흐름을 이끌었다. 2017년 데뷔 60주년을 맞아 특별전이 열렸고, 국내외 영화제에서 40여 차례 연기상을 수상했다.
그는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네 개의 시대에 걸쳐 주연상을 받은 유일한 배우이기도 하다. 2013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고, 2024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선출됐다.
🔹 마지막 길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아내 오소영 씨와 두 아들이 있다.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9일 오전 6시, 장지는 양평 별그리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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